신라의 달밤.
달빛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고 화려하고 빛나는 유산을 더욱 반짝이게 만듭니다.
이번 주제는 <경주 야경의 성지> 소개 첫 번째 글입니다.
1. 동궁과 월지
해질녘이 되면 동궁과 월지의 야경을 담으려는 사람들이 쉴 사이 없이 모여 듭니다.
경내로 들어서면 차례로 보이는 복원 건물 3곳을 지나 뒤쪽으로 향해 월지 주변으로 내어진 관람로를 따라,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을 따라가면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곳이 동궁과 월지의 야경을 가장 예쁘게 담을 수 있는 포인트입니다.
통일신라시대 태자가 기거하던 별궁이 있던 자리이자,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연회장소로 쓰였던 곳 ‘동궁과 월지’.
그 옛날 국사공부를 하면서 배웠던 안압지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할 수 있는데, 2011년부터 원래의 이름으로 바꿔 부르고 있습니다.
연못 월지와 복원 건물에 조명이 스미는 일몰 후부터의 시간, 화려했던 천 년 전의 신라를 만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주소: 경주시 원화로 102 안압지
⊙이용시간: 매일 09:00~22:00(입장마감 21:30)
⊙입장료: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네이버 예약 가능)
2. 첨성대
경주시 인왕동에 있는 선덕여왕 때 지어진 신라시대의 천문대입니다.
신라 왕궁 터인 반월성의 북서쪽 성곽에서 약 300미터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신라의 밤, 관측자들은 첨성대 중앙에 난 창문에 사다리를 걸고 첨성대로 올라가 태양, 달, 별의 움직임을 살펴 농사일을 운용하는데 활용하고, 나라의 길흉을 점쳤습니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 ‘첨성대’가 월성 앞 평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가로등, 상가의 불빛이 전혀 없었을 터이니 탁 트인 공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별 보기 최적의 장소였을 듯합니다.
첨성대는 몸소 하늘의 움직임을 담고 있습니다. 위는 둥글고 아래는 네모진 첨성대의 모양은 하늘과 땅을 뜻합니다. 첨성대를 구성하는 365개 내외의 돌은 1년의 날수를 상징하고, 돌단과 꼭대기 정자석까지 총 29단과 30단이 되는 것은 음력 한 달의 날수를 뜻합니다. 가운데 창문을 기준으로 위쪽 12단과 아래쪽 12단은 1년 12달, 24절기를 상징합니다. 천 오백년 간 한 자리를 지키며 신라의 역사를 새긴 첨성대. 그 곳에 우리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주소: 경주시 인왕동 839-1
⊙입장료: 무료
3. 월정교
경주시 교동에 위치하고 있는 월정교는 조선시대에 유실되어 없어진 것을 10여 년간의 조사 및 고증을 거쳐 2018년 4월에 복원을 마쳤습니다. 2013년 교량복원을 먼저 마치고, 이후 다리 양쪽의 문루(門樓)를 마저 지었습니다. 문루 2층에는 교량의 복원과정을 담은 영상물과 출토 유물을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습다.
낮에는 월정교의 자태를 오롯이 볼 수 있어 좋고, 밤의 월정교는 또 다른 매력으로 관광객들을 불러 모읍니다.
월정교 앞에 설치된 징검다리에서 월정교를 바라보면 강 위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월정교를 담을 수 있습니다.
⊙주소: 경주시 교동 274
⊙이용시간: 매일 09:00~22:00
4. 경주읍성
경주 시가지 중심부에 최근 새로운 야경명소로 떠오르는 경주읍성이 있습니다.
천년 신라의 중심지가 월성과 그 일대였다면, 신라 이후의 천년은 경주읍성을 중심으로 역사를 쌓았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성 둘레가 2km가 넘고, 동서남북에 출입문이 있었는데 오늘날에는 그 흔적을 찾기 힘들고, 동쪽 성벽만 100여m 남아 있습니다. 신라 이후 천년 경주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경주 시내권 관광콘텐츠로 활용하고자 경주읍성의 복원이 시작되었습니다.
남아 있던 동쪽 성벽을 이어 쌓고 동쪽 성문인 향일문을 짓고, LED경관조명을 설치하여 2018년 11월 1차로 복원을 마쳤습니다. 차차 남은 동쪽 성벽과 북성벽, 북문인 공신문까지 복원이 계획되어 있다고 하니 읍성의 야경은 해를 거듭할수록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주소: 경주시 중부동
⊙이용시간: 매일 09:00~22:00 /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평생학습관 주차장 이용(유료 최초 30분 500원, 이후 10분당 200원 추가)
5. 봉황대와 봉황로 문화의 거리
대릉원 북쪽에 대릉원일원 노동리고분군과 노서리고분군이 있습니다. 그 중 노동리고분군에는 ‘봉황대’로 불리는 거대한 고분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단일 고분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고분 비탈면에 고목이 여러 그루 자라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밤에 경관조명이 더해져 야경 인생샷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봉황대의 야경을 담은 뒤, 봉황대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길, ‘봉황로’로 향해 보세요.
황리단길이 시작되는 내남사거리부터 경주법원 건너편까지 경주 시가지를 관통하는 길을 ‘봉황로 문화의 거리’라고 부릅니다. 최근 ‘천년의 미소, 천년의 빛을 밝히다’라는 주제로 약 500여m 길이의 봉황로 문화의 거리에 루미나리에 경관조명이 설치되었습니다. 금관, 얼굴무늬수막새 등 경주의 아이콘들을 활용한 다채로운 조명 장식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야간경관조명 점등 시간은 일몰 후 22시까지이며,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마치며
이상 신라의 천년수도 경주에서 가볼만한, 아니 유명한 다섯 곳의 야경 명승지를 안내해 드렸습니다.
백 번 보는 것보다 한 번 찾아가 보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자 아름다움입니다.
낮보다 아름다운 밤 경주의 모습을 가슴에 담고 오시길 바랍니다!!